군대에서 부상을 당했다.
매우 큰 부상.
얼굴부터 팔, 다리까지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보고를 했다. 군대는 보고를 하지 않으면 위급상황에도 병원에 보내주지 않는다.
4개월이 지나서야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경추간판 중에 3개가 터졌다고 했다. 목디스크 3개가 파열된 것이다.
군의관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했다. 난들 아는가 군대는 그런 시스템인 것을.
군 병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며 외부 병원 진료를 하라고 했다.
그런 일이 있었다. 결과는 뻔하다. 빨리 갔으면 뭐가 달라졌을까? 몸은 망가졌다.
군대를 입소하면 훈련소에서부터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150번 훈련병 xxx 지휘통제실로"
"네가 xxx 네 아들이야? 너는 xx 부대로 가기로 됐어"
중간에 잡다한 대화는 생략했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었다. 나 외에도 5명과 함께.
그게 입소 2주 차 때였다.
밖에서 이미 많이 듣고 왔기 때문에 나에겐 아니지만 누군가는 혜택을 많이 보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그때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전화 통화를 시켜주지 않는 기간에도 시켜주고
먹을 것도 주고. 그때는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 저 일은 부상을 당하고 나서 나에게 신기 한일이 아니게 됐다.
같은 병실에 시답지 않은 일로 입원한 병사들은 일주일 늦어도 한 달 안에 갑자기 전역을 했다.
군 병원에선 "미안하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전역하길 기다려라. 의무 심사가 곧 될 거다."
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들의 아들과는 다른, 뒤로 미뤄둬도 되는 그런 존재였다.
무려 7개월이 걸렸다.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나중에 검사해보니 그때의 부상으로 허리디스크도 터지고, 무릎도 파열됐다. 목 증상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가 겪는 일이 아니니까.
물론 지금은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군대가 됐으니까 다르겠지만
세상엔 별에 별 일이 다 있다. 신비로운 세상이다. 나만 아니면 돼 가 만연하는 세상.
위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할 이야기를 위한 준비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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